[알바 정보] 공장 알바, 생산직 아르바이트 이야기 (1) 라인 작업

 

공장이 내게 말한 것들

『공장이 내게 말한 것들』은 민주노조의 전설 원풍모방노동조합 조합원 일곱 명이 끌고 온 생애를 구체적으로 호명한 구술 기록이다.

저자

황선금, 원풍동지회 (기획)

출판

실천문학사

출판일

2016.04.05

 

 지난번 쿠팡 등 물류창고 알바와 마트 아르바이트에 대한 포스팅을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주로 했던 알바인 공장 알바에 대한 포스팅을 해 봅니다. 예전에는 성격 때문에 카페알바, 놀이공원 알바, 식당 알바, 편의점 알바 등 서비스업을 하지 못했어서, 주로 공장이나 마트, 물류 관련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습니다. 덕분에 20대에 공장, 물류, 마트에 대해서는 잘 알게 되긴 했지만, 사회생활의 능력치가 높아진 30대가 된 지금이라면 어떤 일이든 잘할 수 있는데 경험을 조금 덜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살짝 있기는 합니다..

 

[알바 정보] 마트 알바, 마트 아르바이트 이야기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알바 정보] 물류 업무, 물류 창고 알바 (도매 물류, 물류단지, 쿠팡알바, 택배 상하차, 물류 터미

 

 어찌 되었든 20대의 많은 시간을 공장에서 일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만큼 공장 알바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생산직으로, 30대인 현재는 이런저런 경력을 거쳐 기계설계 엔지니어 설계직으로 일을 하고 있기에 공장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졸로 20대 중반까지 빚을 갚기 위해서 또 수능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했던 공장 일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운명이 참 어떻게 될지 모른단 생각이 드네요.

 

[기계 자격증] 2024년 개정판 일반기계기사 실기 작업형 공부법, 오토캐드와 인벤터로 기계설계

 

 공장알바는 여러가지가 있지만(추후에 포스팅 예정) 오늘은 공장알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인작업형 공장알바에 대해 쓰겠습니다. 라인작업 공장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흔히 미디어(media)에서 봤던 그런 공장입니다. 학교 사회 시간에 마르크스, 자본주의, 분업화, 산업혁명 등에서 자주 언급되는 그 컨베이어 벨트로 돌아가는 단순 작업의 일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를 떠올리는데 그러한 아르바이트가 지금도 존재하고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한 여성 구직자 (20대 아가씨부터 30대~50대 주부까지)의 경우 힘을 쓰는 반 노가다 알바에 비해서 구하기도 쉽습니다.

 

 라인작업형의 경우 생산하는 아이템 별로 종류가 많습니다. 수만가지로 아주 많아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고 제가 20~30대에 경험해 본 공장 알바 중 휴대폰 조립알바, 디스플레이 액정 조립과 검사알바, 화장품 생산 알바, 플라스틱 사출품 조립 알바를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이 알바들의 공통점이라면 여성, 여사님들의 비중이 높은 알바란 사실이죠. 물론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등을 제조하는 업체도 라인작업을 하기는 하지만 이곳은 남성 위주의 반 노가다형 라인 작업 알바로 분류를 합니다. 제품자체가 무거워 힘이 많이 들고, 볼트와 너트, 리벳으로 체결하는 등 공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라인 작업 경험은 1년 정도로 각 제품별로 3~4개월 씩 일해봤습니다. 라인 작업의 매력은 역시나 상대적으로 힘이 들지 않고 정말 단순한 작업만 하기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다는 점입니다. 다만 처음 입사를 하고 1달 정도는 일에 적응해야 하고 적응시간이 느리다면 같은 라인 작업자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계속 듣게 될 때는 스트레스를 크게 받죠. 한 사람으로 인해 라인작업이 밀리면 생산량이 저하되는 문제도 있고, 작업반장을 중심으로 여사님들의 특유의 공장 텃세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수습기간(?)을 견디고 이 일이 익숙해지면 나 자신이 하나의 기계가 되어 라인 공장과 내가 물아일체 되는 느낌입니다. 그때부터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느긋하게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손은 핸드폰을 조립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드라마, 연예, 남친, 남편 이야기(?) 등 가십거리를 생각하며 옆자리 근무자와 여유롭게 대화도 가능하죠. 이렇게 몇 달, 몇 년을 다니는 분이 많고 심지어 10년 이상 근무하는 반장급 팀장급 아주머니들도 많습니다.

 

 보통 라인작업형 알바의 경우는 최저 시급에 딱 맞추어 시급이 낮은 편입니다. 주로 주간근무이며, 퇴근시간 이후 잔업이 있으면 x1.5배로 야근수당을 쳐서 일을 합니다. 라인 작업형 알바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잔업이 많은 곳에서 추가 수당을 많이 얻어서 돈을 벌기 위함인데 제가 그동안 다녔던 라인공장은 생각보다 잔업이 없어서 큰돈을 만지진 못 했습니다. 잔업이 정말 많은 라인 알바는 아침에 출근해서 밤 10시~11시 늦게 끝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아줌마 반장급 이외에 실질적으로 라인 작업을 총괄 관리하는 생산관리자는 남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생산관리는 사무직과 생산직을 겸하는 직무로 여사님들 사이에선 OOO 주임, ~~~ 대리, XXX 과장 등 직책이 있습니다. 생산관리자들이 공장을 순찰하며 작업이 잘 되는지 라인 작업상 문제가 있으면 이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수량 파악이나 재고, 자재관리를 하기도 하죠. 여담이지만 여성 현장 근로자와 남성 생산관리 직원이 커플이 되어 결혼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공장 라인작업 알바는 MBTI가 I성향에 비교적 단순한 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적성에 맞습니다. 그래서 특히 주부 여성분들이 많이 선호를 하는 알바죠. 만일 MBTI가 서비스업을 좋아하는 극 E로 몸을 두둠칫 움직이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성격이면 라인작업형 알바는 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적응하기 전까지, 혹은 적응이 되더라도 상당히 지루한 알바고 나름대로 인내심을 요구하고, 최저시급으로 임금이 적은 편이라 잔업을 많이 해야 큰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여 알바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