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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과학, 수학, 기술

[과학] 현대과학의 영원한 고전 코스모스 - 칼 세이건

by COCOTEA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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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 우주, 천문학, 지구과학

page : 719

독서 난이도 : 어려움

추천 여부 : 강력 추천

 

 현대 과학고전 중 최고라는 <코스모스>를 처음 읽어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최승필 저자의 책 <공부머리 독서법>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부터입니다. 기사의 내용은 몸이 아파 학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성적이 낮았던 저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열 번 가까이 읽고 수능 시험에서 아주 높은 성적을 얻어 SKY 대학, 명문 대학에 입학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사를 읽고 당시 했던 TvN의 예능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의 코스모스 줄거리 요약정리 강독을 유튜브로 본 후, 이 책을 정말로 꼭 읽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30살 이후 앞으로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제 독서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야겠다는 필요성과 함께, 700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한 양이지만 물리학, 지구과학 분야의 과학탐구영역의 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우주에 관심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하여 읽기 시작했습니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은 인문학, 물리학, 지구과학, 천문학, 유전학 등 다방면으로 공부하여 천문학 석좌교수를 역임하였으며, 조셉상, 퓰리처상, 우주항공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입니다. 문과, 이과 분야를 섭렵한 문이과 끝판왕의 어마어마한 이력을 바탕으로 칼세이건은 TV 다큐멘터리 시리즈 <코스모스> 제작에 참여하였고 이 다큐멘터리에서 직접 mc로 출현하여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는 1980년 9월 28일, 미국에서 첫 방송을 했는데 첫 방송부터 압도적인 시청률로 엄청난 인기를 누려 여러차례 재방송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후 2014년에 리부트 된 과학 다큐멘터리 <코스모스 : Spacetime Odyssey>를 방영하였고, 2020년에는 칼 세이건의 아내인 앤 드루얀이 제작에 참여한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도 현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 여담으로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은 동명의 책으로 2020년에 출간되었으며, 칼 세이건의 딸 사샤 세이건의 에세이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가 2021년 출간되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책을 썼네요.

 또한 칼세이건은 우주 다큐멘터리 제작과 동시에 책 <코스모스>를 집필하였고 1980년 10월 12일 출간하였습니다. 당연히 책도 엄청나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출간 당시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랑받는 과학책이며, 한국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책이지요. 과거 유시민 작가는 '만약 내가 무인도에 간다면 들고 갈 단 하나의 책'으로 '코스모스'를 지목할 정도였습니다.

 

 책 <코스모스>에는 과학이 있습니다. DNA, 뇌(뉴런), 진화론, 캄브리아기 대폭발, 천동설과 지동설, 태양계의 행성들(금성, 화성, 목성 등), 혜성, 은하, 상대성이론, 원자(양성자, 전자, 중성자), 중력 수축, 초신성, 퀘이사, 블랙홀과 웜홀, 암흑물질, 도플러효과, 케플러의 행성 운동 3법칙, 우주 팽창론과 수축론, 3차원과 4차원의 차이, 드레이크 방정식, 밴 앨런대, 피타고라스의 다면체 등 정말로 많은 수학, 물리학, 지구과학, 생물학 지식들이 나옵니다.

 

2022 EBS 수능완성 물리학1, 지구과학1 사진

 코스모스에 언급된 천문학 지식들은 수능 과학탐구영역 물리학1, 물리학2, 지구과학1, 지구과학2의 교과과정에 있는 내용들이기에 과학 개념들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문과, 인문, 상경계열을 전공했다면 코스모스가 좀 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어려운 개념도 칼세이건 식으로 정말 재밌게, 좀 더 와닿게 표현하기에 읽다 보면 "아~ 그렇구나" 하고 그 과학 개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물론 모르는 과학 개념은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과학사전을 찾아가며 읽으면 더 좋습니다.

 

 다음으로 역사와 이야기가 있습니다. 천동설과 지동설 (아리스토텔레스, 프톨레마이오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티코 브라헤와 케플러), 알렉산드리아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이야기, 별자리, 은하 이야기 (은하의 어원, 은하에 대한 옛날 사람들의 기록), 칼 세이건이 참여한 미국 우주 프로젝트 이야기(보이저 1호와 2호 등), 소련과 미국의 우주경쟁 등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코스모스> 3장.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에서 나왔던 케플러의 가난하고 불우했던 생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하네스 케플러의 인생은 고비의 연속이었고, 자신의 이론이 옳음에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기도 했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케플러 행성운동 3법칙을 남겨 후대의 천문학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칼 세이건의 철학이 있습니다. '우리는 결국 별들의 자녀', '외계인은 우리와 친구', '인간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우주를 탐구하게끔 진화되어 있음', '우주는 하나가 아니라 다중우주' 등 이러한 철학은 코스모스 출간 이후 미국의 할리우드 SF 영화의 기본 초석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중우주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영화 맨 인 블랙, 그 외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들, 블랙홀, 상대성 이론, 다차원과 영화 인터스텔라, 미지의 우주를 탐사하는 영화(마션) 등 많은 SF 영화는 이를 참고하고 반영했지요. 칼 세이건 역시 이런 철학으로 SF 소설인 <콘택트>를 썼고 이를 영화화해서 1997년에 영화 <콘택트>가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코스모스>에서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책의 13장.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까?에 이야기했던 '지구 환경을 지켜야 한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우주에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있긴 하지만 지구와 100% 완전히 같지 않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신경 쓰고, 환경오염, 파괴를 최대한 지양하고 환경을 지키는 것이 인류가 앞으로 지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합니다.

 

 책의 마지막에 스페인에서 시작된 대항해시대로 인해 세상이 크게 발전한 것처럼 우주 대항해시대로 인류가 우주에 대해 한 발짝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1980년 당시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을 한 이후 항공우주분야의 예산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천문학 분야의 예산을 더 늘려 우주 탐사를 계속해야 한다고도 말하지요.

 

 2021년 최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우주분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많은 나라에서 우주기관의 인력과 예산을 늘리고 있지요. 특히 미국과 유럽, 중국의 상승세가 뚜렷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서도 이러한 우주분야의 미래를 위해 대비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로소 새로운 코스모스 대항해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교양 수업인 '인간과 우주'에서는 책 <코스모스>를 활용하여 수업한다고 합니다. 수강생 커뮤니티에서도 인기가 상당한 교양 강의입니다. 이 수업을 진행하는 서울대학교 물리 천문학부 윤성철 교수는 '코스모스는 모든 과학 교양서의 원형'이라 말합니다. 단순 과학이 아니라 '우주라는 배경을 놓고 인간을 낯설게 하여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이 가장 잘 반영된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도 <코스모스>를 읽다 보면 단순히 과학 개념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아름답고 시적이며 인문, 철학적이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스모스는 어렵고 그러면서도 과학 개념이 방대한 내용이지만 칼 세이건의 눈과 마음으로 책을 읽다 보면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단언컨대 제가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과학교양서이고, 그렇기에 인생에서 꼭 한번 읽어볼 과학고전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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