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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사회, 정치

[교육] 불신과 불공정, 불평등이 낳은 슬픈 자화상, 시험 인간 - 김기헌, 장근영

by COCOTEA 202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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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 사회, 교육, 교육학, 사회학

page : 314

독서 난이도 : 보통

추천 여부 : 추천

 이전에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김누리 교수의 '독일 교육으로 보는 한국 교육의 개혁'에 대한 방송을 했습니다. 저는 TV로 보게 되었는데 정말 감명 깊게 봤지요. 독일 교육과 한국 교육의 차이점이 강연 내용이었는데 두 나라 간의 정반대의 교육 시스템과 그로써 정반대의 사상을 갖고 성인이 된 후의 독일인과 한국인의 모습을 강연에 정말 잘 담았습니다.

 

 독일의 교육에서는 개개인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교육, 인간 그 자체의 존중, 청소년의 해방, 생태계 환경 교육의 중요성 등을 교육하는데 반해 한국 교육은 잠재력을 박탈하고, 서열화하고, 다양성이 떨어지고, 수동적인 주입식 교육을 한다는 강연이었죠. 김누리 교수는 이런 한국 교육을 반(反) 교육이라고 했고 근본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책 <시험 인간>은 창의성을 억압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시험'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보통 시험이라고 하면 어린이, 학생, 성인의 능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결과를 알려주고 피드백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900년대 초 미군에서 처음 도입하여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쓰이는 객관식 선다형 지필 고사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바로 그렇지요.

 

 앞서 말한 장점에다가 명확한 답이 있어 반론의 여지가 아주 적고, 채점이 빠르며 효율적이기까지 한 객관식 시험은 이후 세계 여러 나라의 시험 제도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지금도 학교 중간, 기말고사, 전국 모의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GSAT와 같은 인적성검사, 공기업 NCS, 공무원 시험 등 많은 시험들이 이를 따르고 있지요. 문제는 현존하는 시험들이 옳은가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한국 시험의 두 가지 문제점을 이야기합니다.

 

1) 인간의 숫자화 : 한국인은 매 순간 시험과 마주하게 됩니다.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직장을 구하는 성인이 될 때까지 수많은 시험을 거치게 되고 이로써 무의식적으로 '점수화된 시험'만이 옳은 방법이고 이것으로 인간을 구분하게 됩니다. 취업 준비생들이 이야기하는 스펙(Spec)이라는 단어는 이런 상황을 대변하지요. 중간, 기말고사, 수능을 넘어 대학교 학벌에 따른 점수화, 토익 점수화, 자격증 점수화, 각종 점수화를 통해 그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며 차별하게 됩니다.

 

2) 저부담 vs 고부담 : 시험에는 저부담 시험과 고부담 시험이 있습니다. 저부담 시험은 성적에 반영되지 않고 자신의 성장을 평가하는 간단한 쪽지시험을 의미하며 책에서는 이런 시험은 개인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고부담 시험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중간, 기말고사, 수능, 공무원 시험을 의미합니다.

 

 1년에 한번 있는 이러한 고부담 시험은 승자와 패자 (이를테면 명문대와 지방대 혹은 공무원 합격과 불합격)가 명확하게 나뉘어 승자에겐 승자의 여유와 패자에 대한 차별의 정당성을, 패자에게는 낙오의 비참함과 좌절로 인한 자기 비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한국 학생이나 성인이 경제 규모에 비해 행복지수가 매우 낮은 이유에도 큰 몫을 하게 됩니다.

 

1) 인간의 숫자화와 2) 저부담 vs 고부담의 두 가지 문제점은 강남 8학군부터 시작되는 사교육의 만연부터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와 같은 입시비리, 지방대학교 학벌, 학력 차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점수 위주, 시험 기계, 입시 기계가 되어 이전보다 실패에 관대하지 않고 공부와 좋은 대학, 좋은 곳에 취업하는 것으로 인생이 정해져 버리니 새로운 도전이 어려워지는 사회가 되는 문제점으로 이어집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객관식의 집단 시험, 현재 존재하는 고부담 시험들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시험으로 한국의 교육 수준을 '세계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린 방법이었죠. 그러나 2021년 현재는 4차 산업혁명, AI, 창의성의 시대로 변했고 한국의 위치도 어엿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옛날 방식의 시험 제도에 의존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론 한국 정부가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수시 제도 개편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수능의 과목을 바꾸고 절대평가화 하고 정시 비율을 늘리는 등 여러 가지를 수정했지만 근본적인 교육제도의 변화는 아니었기에 사실상 실패를 하게 되었죠.

 이러한 해결책을 위해 저자는 북유럽의 학생 개개인에게 맞춘 교육혁명, 뉴질랜드의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 개편, 일본의 살아가는 힘 교육, 미네르바의 특이점 학교, 교육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등의 선진국의 사례를 보고 한국 교육에 맞게 개편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시험인간>을 통해 오래 걸리더라도 한국 교육에 대해 꾸준하고 지속적인 담론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합리적이고 새로운 시험과 새로운 교육제도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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