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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수능 수기

[수능 수기] 수능 200일 기적, 평균 4등급 여학생이 7개월 만에 서울대 의대 합격 (서울대 의예과 03학번 장영은 님의 수기)

by COCOTEA 2021.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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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목에 있는 말 와닿지 않아요? ^^ 제가 수험생일 때 어느 책에서 봤던 말인데 마음에 와닿아서 힘들 때마다 되새기곤 했습니다. 제가 다음 아이디를 바꾸는 바람에 이 카페도 자동적으로 탈퇴됐었는데요 후배 여러분께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가입했습니다. 고3 때 여기서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좌절도 많았던 고3이었지만 제가 여러분들께 이런 말 드릴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저를 보면서 된다는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저도 이런 수기(?)를 써볼날이 오길 기대했었는데^^ 이야기가 좀 길어질 거예요 각오되신 분들만 읽으세요 ^^

 

합격의 그날, 목놓아 울어보리라!

 

제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노는 걸 좋아하고 돌아다니기도 좋아하고 멋 부리기도 좋아하는 저

한테 공부는 정말 싫은 존재였습니다 모의고사가 400점 만점이었는데 저희 때는 수능이 어렵다 보니 모의고사 또한 그에 맞게 어렵게 출제된 덕분에 점수를 잘 받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저는 공부도 중학교 때 그나마 해놓은 것으로 220점에서 270점 정도가 나왔죠...

중간, 기말고사 때는 어느 정도 열심히 했으나 그렇게 잘 받은 점수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고1, 고2가 지나가고 중요하다는 고3 직전의 겨울방학 때 적당히만 공부하고 흥청망청 놀면서 보내던 중 제 친구 중 한 명이 저를 붙잡고 말했어요.. 공부해야 한다... 자기 주제에 저를 잡고 한참을 얘기했습니다. 짧은 글자 안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는지... 마음속 한 구석에는 늘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으나 다른 학생처럼 생각만 하고 안 했을 뿐이죠..

 

친구의 말에 정신이 바짝 들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잡고 보기 공부할 양이 정말 많구나 라고 깨달았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해야 할 양은 많았고 일 년만 더 있었다면...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남들이 놀 때도 공부할 때도 방심했던 저였기에 일 년 동안만큼은 남들이 놀고 쉴 때도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던 저에게는 방해 요소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짐작하시겠지만 바로 남! 자! 친! 구! 정말 이 세상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했던 사람이었는데 그 사랑이 공부에 도움이 되지는 않더군요. 보고 싶고 연락하고도 싶고 걱정도 되고 싸우는 것도 싫고... 사소한 거 하나에도 모든 것을 못해버리는 제 성격까지 더해져서 결국 엄청난 고심 끝에 그 사람에게 보지 말자고 했습니다. 공부하는 것만큼 힘들었습니다.

다행히도 그 사람은 제 생각과 사정을 존중해주었고 수능 후 다시 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별 아닌 이별을 하고 너무도 힘겨웠습니다. 그 사람 생각에 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 끝이 없는 공부... 결국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저는 지쳐만 갔고... 이제 3월도 지났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 보니 4월이 되었습니다. 7개월.. 나에게 주어진 시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조건 해보자라는 생각과 함께 맞았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네가 목표했던 그 대학과 학과에 가려면 엄청난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으며 목표대학을 낮출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말 다 듣고도 무조건 나는 성공한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아침 6시 30분! 기상시간, 학교 가는 길에는 단어 암기, 학교 가서 아침자습시간에 또 단어 외우고 영어 듣기, 수업이 끝날 때마다 쉬는 시간에는 수업내용을 그대로 복습했고 점심시간에는 수학 문제를 풀었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때는 평소 계획한 공부를 하였고, 집에서 씻고 나자 마자 11시. 그때부터 1시간 30분 동안 수학 문제를 풀고 잠깐 30분 동안 책과 신문을 읽었습니다. 그러면 1시 30분이 되었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평일에는 수학을 열심히 했고 주말에는 다른 과목을 평일보다 2~3배 공부했습니다.

 

모의고사를 본 날은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여름 방학 전에는 무조건 개념을 잡아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여름방학 때는 개념을 정리했으며 2학기에는 시중에 있는 문제를 닥치는 대로 풀었습니다. 시간을 재면서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모든 과목의 처음은 개념서와 교과서이기에 완벽히 이해될 때까지 생각하고 생각하고 집착하며 다음을 넘어갔습니다. “왜 이렇게 되지?”라고 생각하면서 완벽히 이해한 후 문제를 풀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잠이 올 때면 어떻게든 피하려고 피멍이 들 때까지 꼬집었고 바늘로 찌르기도 했습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수다 떨고 싶어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복습 내용이 빨리 끝날 때는 다음 교과서 말고 책을 보려고 했습니다.

 

7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무슨 책, 신문인가 할 수도 있는데 언어는 무조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제도 찾고 구조화하려고 했으며 신문 사설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시를 공부할 때는 이게 무엇을 말하는 시인지 생각을 한 다음에 해설을 봤습니다.. 수학은 제 인생의 적이었는데 정말 싫어해서 점수도 잘 안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죽을 만큼 했습니다 수학 역시 공식 유도과정에 대해 철저히 이해하고 해설이 궁금해도 참으며 공부했습니다. 답지를 잘 안보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됐지만 짜증은 날지언정 포기란 없었습니다.

외국어는 문법, 단어, 듣기, 독해를? 4박자 모두 맞추며 했고 단어는 보일 때마다 모르는 단어를 다 적어서 무식하게 외웠습니다. 독해할 때는 그냥 답 맞추면 넘어가는 게 아니라 한 문장, 한 문장 전부 해석했습니다. 탐구는 개념을 완전 다 외운다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공부하기 위해 체력도 받쳐줘야 했기에 잘 먹고 주말 에는 운동도 했습니다. 이것들이 7개월간 제가 공부했던 기본 방향입니다. 쉬는 시간에 저도 친구들과 놀고 매점도 가고 잠도 자고 주말에도 놀러 다니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제정신을 들게 했던 생각이!!! 나는 남들이 공부하고 열심히 할 때 놀았으니까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공부하다 여러분 눈물이 나왔으나 약해지지 않으려고 눈에 악을 쓰고 힘을 주며 책을 봤습니다. 그 남자 친구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리워서 미친 듯이 울어버린 적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제목처럼 계속 다짐했습니다! 합격의 그날... 목 놓아 울어보리라... 살면서 이렇게 독해 본적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한국사회에서 정해지는 학벌의 위치.. 남들에게 무시받고 싫고 제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했습니다. 그러려면 그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더 공부하고 그래야 기본을 대학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가장 알아주는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수능을 만점 가까이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고 싶었습니다. 결론은 공부였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공부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나와 싸우고, 울고, 참고 참으며 수능이 다가왔습니다. 그날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고 나와서 친구들과 미친 듯이 놀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다 잊고 잠들었습니다. 그렇게 편안할 수도 없었죠. 합격자 발표날.... 드디어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보고 싶고 그리웠던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농구를 했는데 얼마 전 다쳐서 팔에 커다란 붕대를 감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잘 지냈냐며 팔이 다쳐서 안아줄 수 없어서 미안하며 웃었습니다. 아무 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목이 멘다는 순간이 이런 것이구나... 합격자 발표를 보기 위해 pc방으로 향했습니다. 제 수험번호를 치였는데 도저히 겁이 나서 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밖에 있고 그 사람이 대신 봐주었습니다. 밖에서 추위도 잊은 체 그저 기도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꼭!!! 제발 붙기를!!! 잠시 후 그 사람이 저를 불렀습니다. 혼자 생각했습니다.. 목소리가 왜 이러지 혹시 떨어진 거 아니냐 그런 생각으로 뒤를 돌아보니 그는 웃고 있었습니다.. 붙었어!!................................... 이 순간 저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 하얀 도화지가 펼쳐져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길가에 서서 그를 붙잡고 몇 시간을 엉엉 울었습니다... 7개월 넘게 담아두던 그리움과 서러움 그리고 기쁨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습니다...

제 기적적인 의대 합격 소식은 온 학교로 퍼졌고 선생님과 애들 모두 그렇게 놀던 주목받지 못했던 애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냐고 놀라운 표정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부러움이 섞인 시선.. 제가 원하는 표정들이었습니다!

그 사람도 제가 다닐 서울대 의대 근처의 대학팀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너무도 행복합니다. 지금 이렇게 행복해지려고 7개월이 힘들었나 봅니다ㅠㅠ 세상을 오래 사신 분들에게는 그게 힘들었냐고?? 더 힘든 일도 많을 거다...라고 하실 것입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앞으로 세상을 살다 보면 더 힘든 일도 많을 것이지만 7개월 동안 저는 많은 걸 배웠습니다.

 

제 자신을 이겨내는 법,? 참아내는 법, 나에 대한 믿음까지... 지금은 힘들고 항상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지라도 후배분들! 지금은 다가 아닙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걸음 한 걸음씩 걸어가신다면 어느새 종착지에 도착해있는 소름 끼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학기초에 선생님께서 기적이 일어나야 된다고 하셨는데 진짜 기적이 일어났군요... 여러분도 기적을 만드시기 바라며 파이팅!!!!!


이상으로 서울대 의대 합격수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오래된 수기이기 때문에 현재는 원본 글의 출처 링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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