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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수능 수기

[수능 수기] 2023 수능 6월 모의고사가 끝난 후 재수, 삼수, 사수, N수 수험생에 대한 위로, 저의 수능 실패 수기

by COCOTEA 202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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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가 끝나고 150일이 남은 지금 제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수험생들에 대한 위로하고자 제 수험생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저는 고3 이후 2015 수능, 2017 수능으로 총 2번의 수능 시험을 공부했던, 소위 말하는 N수생(장수생)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번의 수능은 모두 보기 좋게 실패했지요. 이 글은 수능 성공수기가 아니라 실패 수기이며, 제 자신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 글을 보는 고3, 재수, 삼수, 사수, N수 수험생분들은 실패하지 말고 꼭 기적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쓰는 글입니다.

2023수능 6월 모의평가가 끝나고 수능까지 앞으로 150일 정도가 남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7년 전 2015 수능을 봤을 때 6월 모의고사 후 150일을 남은 기점으로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과 같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남은 150일, 5개월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고,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하는 시간인지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6월 모의평가 이후의 시간은 기적을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정말 하루하루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다면 말이죠. 제 생각엔 '열심히'보다 '꾸준히'가 더 중요합니다.

 

20대 초반, 다니던 충청권의 지방대 자퇴서를 내고 6개월간 아르바이트로 약간의 돈을 마련한 뒤에 시작한 2015 수능, 시험 준비는 2014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지요. 지금은 메가스터디나 대성마이맥 프리패스가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이투스 인강도 사고 ebsi 수업도 들어가면서 시작했습니다. 이쯤에서 과목을 완전히 정했어야 했는데 과목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은 당시 국어B, 수학A, 영어로 정해져 있으니까 하면 되는데 사회탐구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요. 과거 근현대사와 사회문화를 공부해서 사회문화 + 선택 한국사를 하다가 서울대 필수 과목이었던 한국사의 압도적인 공부량에 결국 생활과윤리로 전환을 했습니다.

지방교대, 경인교대를 목표로 2015 수능을 준비하는 첫 5개월 동안은 열심히 공부하여 고등학교 모교에서 첫 6월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결과는 국어 3등급, 수학 A형 1등급(96점), 영어 4등급(높은 4등급), 생활과 윤리 1등급(50점) 사회문화 1등급이 나왔습니다.​ 더군다나 생윤은 거의 4월부터 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얻어낸 50점 1등급의 점수라 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내가 정말 천재가 아닐까? 하는 자아도취와 함께 3~4등급을 오가는 국어와 영어도 충분히 성적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시기가 수능이 약 150일 정도 남았던 시기였습니다. 6월 이후 저는 자만심도 있었지만, 성적이 오르는 재미를 느끼고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이후 140일, 130일을 지나며 7월 모의고사를 혼자 풀어보니 수학하고 사탐은 역시나 1등급이 나오고 국어는 2등급, 나오고 영어도 찍은 문제가 있었지만 3등급이 나오게 되었지요. 이 성적표를 보며 "지금처럼 공부하면 내가 원하는 지방 교대에 충분히 갈 수 있겠구나"라는 안도감에 젖게 되었습니다. 이 때가 수능 120일 디데이 D-120(수능 4개월)을 가리키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였을까요? 제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7월, 8월에는 여름이 더워서 힘들다며 공부를 미루고 그래도 괜찮단 생각에 하루 내내 놀아버리고,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몇몇 과목에 조바심이 생기고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포기하고 이걸 다시 반복하고...​ 그러한 나태함과 게으름은 9월 모의고사와 그 해 수능 때 성적 하락으로 보답했습니다. 지난 지방대를 갔던 고3 때에 비하면 인서울 끄트머리에 들어갈 점수였지만, 지방 교대에 가기에는 다소 모자란 점수였습니다. 실제로 수능이 끝나고 제 자신에게 부정도 해보고 시간을 다시 돌리고 싶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가 수능 공부를 했고, 성적도 이전에 비해서 올렸다고 했지만 수험생으로서 포기하지 못한 것이 많았습니다. 그해 1월 수능을 위해 포기하겠다고 마음먹은 스마트폰 사용, 멋부리기, TV 프로그램, 친구, 인터넷, 미라클 모닝, 6시 기상 등 지켜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적어도 수능 성공을 바란다면 모든 것을 버릴 순 없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 둘씩 버려야 한다는 것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근데 돌아보면 수능에 실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부 저와 같았습니다. 수험생의 80퍼센트 이상은 다 이렇게 흘러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경험하고 느낀 것은 수능 수험생에게 독학은 정말 어렵다는 것, 특히 고3부터 재수, 삼수, 사수, 오수의 어린 나이에 (20대 초반) 독학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수험 공부를 하려면 그게 게임이든, 아이돌 덕질이든, 웹툰이든, 인터넷이든, 예능, 드라마든 뭐든 필연적으로 무언가를 공부가 방해되지 않게 '어느정도는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만큼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근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인생의 많은 것들을 맛봐서 공부에 집중하는 마인드를 가지기 수월한 20대 후반이나, 30대 수험생에 비해서 20대 초중반 수험생은 더욱더 어렵지요.

 

그러한 '포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제 생각은 '본인이 머리가 나쁘다'라던가 '의지가 없다거나' 하는 그런 이유가 아닙니다. '내가 도대체 이 막연한 수능을 왜 보는 거지?'를 잘 모르니까 생기는 문제입니다. 저 또한 막연히 '수능 시험 잘 봐서 교대 가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직업이 아닌 정작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추진력이 부족했고, 의지력도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문득 지금 생각해 보면 독학 말고 재수학원에 다니고 있었다면, 이런 의지력을 어느 정도 잡아 주었을 거 같기도 합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재수학원, 기숙학원에 다니지는 못했습니다.)

2023수능 6월 모의고사가 끝나고 그 해 수능을 꼭 볼 의지가 있다면, 실패 요소를(포기해야 할 것들) 가급적이면 줄일 수 있도록 하고, 만일 그렇지 못하겠다면 수능을 보기 전에 자신이 왜 수능을 보는지부터 생각하세요. 남은 시간이 100일, 200일, 300일이 남은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재수생이든 삼수생이든 N수생이든 직장인 장수생이든 왜 수능을 봐야 하는가? 내 꿈은 무엇인가부터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수능을 혼자 독학으로 공부한다면 더더욱 이러한 마인드 셋팅, 의지가 더 강해야겠죠.

+ 여담이지만 직장생활과 아르바이트를 1년 6개월간 하다가 2016년에 120일 (4개월)이 남은 상태에서 본 2017 수능도 2015 수능과 비슷한 방식으로 망했습니다. 2017 수능은 국어영역, 수학 나형, 영어영역(상대평가),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과목 선택에 성적도 지방 교대에 약간 못 미치는 성적이 나왔다는 점도 같았어요. (광명상가 문과대학 성적쯤 나왔네요.) 이때는 무리한 계획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본인을 자책하는 우울증 때문이라는 점이 더 강했습니다. 수능을 보면서 마인드 관리가 진짜 중요해요.

 

천재일우 [千載一遇]의 기회가 나에게 왔다.

 

제 블로그에 오신 수험생 여러분들은 2023학년도 6월 모의고사 이후 150일을 알차게 보내서 꼭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때 노력하지 못한 게 너무 후회가 되거든요. "그래도 나 이 정도 했다"라고 후배 수험생들에게 인증할 수 있는 게 수험생활의 성공이 아닐까 싶어요. 설령 지금 공부량이 부족해 2024수능까지 봐야하는 상황이라도, 적어도 2023수능까지 남은 150일의 수험생활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현재 나름대로 인생의 도전을 하고 있고, 이번 5월엔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과거의 수능 실패 수기를 쓰면서 마음을 다잡으려 합니다. 제 포스팅을 보는 모든 수험생들이 수능 기적의 주인공이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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